세상의 단순해짐

세상은 이미 단순해지고 있다. 태어나 보니 이미 슈퍼챗을 쏘고 온갖 플랫폼에서 도네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세계인 아이들은, 자기 프로필에 계좌 걸어두고 생일이나 기념일 때에도 돈과 송금 메시지로 축하와 기념을 챙기는 일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그게 나쁜 일이냐?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격식보다 돈으로 값어치를 따지다 보면, 점차 거창한 학벌이나 간판 보다는, 더 실질적으로 실력과 생산성을 바탕으로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 더 익숙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엘리트 그룹이 완전히 해체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 그것을 좋아하는 쪽으로나 싫어하는 쪽으로나, 극단적인 망상은 버리길 바란다.)

세상은 점점 더 ‘치밀해져’ 갈 뿐이다. 예전에는 물질만능주의가 인간의 심성을 파괴한다고들 많이 생각했지만, 나는 요즘의 전개를 보며, 특히 오히려 엔터테이닝과 예술 등에 쉽게 지출이 발생하는 것을 보며, 우수한 물질은 반드시 우수한 정신을 뒷받침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옛 어르신들이 ‘망가진다’고 생각했던 것은, 다만 ‘꼰대같은 옛날 풍습’이었을 뿐인 것이다. 옛 풍습이 망가지고 후퇴한지 인류 출현 이래 30만년 쯤 되었을텐데, 인류의 문화는 점점 더 풍요로워졌을 뿐, 망가져 온 바가 없다. ‘거봐 내 말 맞지’ 하려고 인류의 미래에 악담과 저주를 퍼붓고 온 세월을 기다렸던 분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겠지만 말이다.

인간은 계속해서 방법을 찾아낸다. 그게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인간의 종족명이다. 그리고 슬기로움이란 곧 자원관리의 효율성을 의미한다. 생존에 더 유리하도록, 축적과 생산과 소비를 끊임없이 조율해나가는 것 말이다. 물론 그것이 약탈적으로 보이는 부분도 왕왕 존재하지만, 역시나 그런 부분도 점차로 치밀해져서, 완전히 소진되기 보다는 상생되도록 다시 조율된다. 왜냐면 그게 더 이익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온 세계에 관세를 강요해서 난리라고들 한다. 그런데 온 세계는 지금껏 어떻게 성장해 왔던가? 특히나 한국의 경우, 미국의 시장에 물건을 갖다 팔며 1인당 GPD 60달러 언저리에서 1만달러 언저리까지 성장했다. 그리고 그 말은, 한국이 미국을 엄청나게 약탈해 온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이라는 유기체를 열심히 소진시켜왔다.

우리는 미국이라는 유기체를 열심히 소진시켜왔다. 사람들은 미국의 자본주의가 천박하여 극단적인 빈부격차와 홈리스들을 양산해 낸다고 비판들을 한다. 그런데 미국이 그 빈부격차를 완화하고 홈리스들을 먹이기 위해, 즉 미국의 경제 총량을 증진시키기 위해, 미국의 경제를 약탈해갈 수 없게, 관세를 부과겠다고 하면, 갑자기 반발을 한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천박한 것이지만, 자기네 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무역 수지를 흑자를 보는 것은, 그리고 그래서 미국 국민들이 고통을 당하는 것은, 오히려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그것 역시, 마찬가지 천박한 자본주의가 아닌가? )

꼴값도 이런 꼴깞이 없다. 이런 태도들은 모두 모순적이다.

압도적인 힘을 갖고도 미국이 참아 왔다면, 그것은 감사할 일이다. 미국이 어느 정도 조정을 해야겠다고 한다면, 사실 어디에도 막을 힘 같은 것은 없다. 원래부터 그러했는데, 이제까지 감사했다는 것을 잊고서, 이제까지는 천박하다고 욕을 하더니, 이제부터는 폭력적이라고 욕을 한다면, 이 사람은 세상에 쓸모 있는 견해는 하나도 갖지 못한 것이나 다름 없다. 그저 고상한 척과 젠체만 할 뿐이라고 나는 보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 관세를 내는 것이 달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실력과 힘으로 극복하는 수밖에는 없다. 다행히도 우리는 동맹국이라, 미국과 군사적 마찰이 일어날 일은 극히 적다. 사실은 그것만 해도 대단한 특혜다.

방위비를 내긴 하지만, 애초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 중국처럼 미국과 겨뤄볼 수도 없고, 미국처럼 중국을 압박할 수도 없다. 중국처럼 미국과 대면하려면 방위비가 아니라 방위비 할아버지가 필요할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처럼 중국을 압박하는 데에는, 방위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필요할 것이다. 그걸 안 해도 된다니 얼마나 땡큐인가.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이 필생의 숙원인데, 우리는 이미 미국과 동맹인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슬기로운 사람’으로서, 이 환경에도 적응을 해내고, 치밀하게 물질과 정신을 전개하여, 다시 또 번영을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젊은 세대가 ‘금액'(돈)이라는 것에, 기성세대가 가진 무의미할 정도의 터부나 부정적 인식을, 더이상 갖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좋은 일이다. 학벌 간판이 아니라 실력으로 평가될 것이고, 돈을 벌면 그 뿐, 귀천을 따지지 않을 것이다. 귀천을 따지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자유롭게 흘러들어, 사회는 더 치밀해진다. 치밀해진 것은 강하고, 강한 것은 다시 살아남는다.

우리 사회가 생존을 해낼 맹아가 그곳에서 보인다.

하늘은 인간을 키울 때에, ‘무슨 단어를 알고 모르고’ 하는 유치한 문해력 단위의 시험을 내리지 않는다. 그냥 그 세대의 인식체계와 문화 자체를 바꾸어 놓고, 늙다리들을 세상에서 퇴장시킬 뿐이다.

그런 변화는 늘 긍정적이었으며, 시험은 늙은이들이 저 혼자 당할 뿐이다. 새로운 세대는 늘 새 시대에 적응해낸다.

우려는 이미 멀고, 희망은 이미 가깝다. (이미 보이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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